북한이 더 이상 트럼프 미대통령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 달성을 위한 실질적 파트너로 보지 않고 있다는
새로운 징후가 드러났다. 바로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11월 19일 조선중앙통신에 게재한 담화가 그것이다.
김영철 위원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하루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우리는 우리에게 무익한 그러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작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은 올해 2월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방한 일정 중 6월 30일 남북한의 중간 지대인 비무장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동한 가운데 회동했다. 또한 지난 달 북미는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한반도 비핵화 관련 실무회담을 가졌지만 아무런 성과없이 회담을
종료했다.
그런데 이후 양국은 실무회담 결과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이
스톡홀름 협상을 고집스럽게 “훌륭했다”고 말한 반면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 대가로 믿을 만한 체제안전 보장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11월 19일 북한 외무성
김명길 순회대사는 “스웨덴이 더 이상 조·미 대화 문제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스웨덴의 북미대화 중재역할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새로운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발언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
제안에 대한 대답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금 한반도 문제 해결을 들고 나온 이유는 매우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지난 주 말 북한은 갑자기 미국의 대선 선거운동에 끼어들어 민주당 대선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선두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친 개“라면서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러 번
백악관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무엇인가 사전 양보를 받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과 ’그의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독재자들”과
너무나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을 좋아하지 않기는 하지만 그러나 북한 측의 바이든 부통령을 제거해야 한다는 방식은
그에게도 너무나 지나친 것으로 보였던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김정은)위원장, 조
바이든은 졸리고 아주 느릴 수는 있지만 미친개는 아니다. 그는 사실상 그보다는 낫다”면서 “그러나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당신은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성사해야 한다. 곧
만나자!”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제의를 거절했다.
그런데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조 바이든을 향한 모욕적인 언사나,
미국의 현 대통령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는 북한이 대미 협상을 거부하는 시나리오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주카자흐스탄 한국 대사를 지냈던 백주현 유라시아21 부이사장은 “한반도 문제 외교적 해결을 위한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제재 압력을 철회하지 못하고 비핵화 협약 체결 시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반도에 언제라도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예전에 미국과의 합의 달성 최대 시한을 올해 말로 정했기 때문에 신년사에서 정책 변경을 발표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해 강경한 어조를 다시 재개하면서 북한이 월요일 새로운 군사훈련을 시행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공수부대 강하훈련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휘했으며 공수부대원들의 훈련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그들과 기념촬영까지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불의에
실전과 같은 여러 가지 극악한 환경 속에서 진행하여 실지 인민군 부대들의 전쟁준비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이 또 하나 주목하는 상황은 북한의 군사훈련이 지난 일요일 한국과 미국이 11월말로 예정되었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한 다음날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이 훈련을 연기하는 합의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방한 기간 중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동맹국간 쉽지 않은 타협을 통해 맺은 결과인 것 같다. 한국은 처음부터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
훈련을 시행하지 말 것을 촉구했지만 미국은 마지막까지 단호히 축소된 규모로라도 이 훈련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한국에서 공식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훈련 시행여부나 규모에 대한 결정을 내릴 생각은 없다’고 밝혔었다. 마크 에스퍼 장관은 한미가 공동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이런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스처가 북한에 큰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미-한 연합공중훈련 연기에 대해서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계속하려면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 미국에
대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스트로칸 정치선임기자 | 콤메르상트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러 외교차관, 북미 비핵화 대화 계속 촉구 (11.20 타스통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차관이 화요일 러시아는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관련 대화를 계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적극적으로 북한과 미국 양측에 최대한
빨리 대화를 재개할 것을 적극적으로 촉구한다”면서 “평화적
대화를 통해서만 양국 관계에 현존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20년이 시작되기 이전에 중요한 획기적 진전이 일어나지 않으면 현재 노선의 변경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면서 “조만간 접촉이 재개되어 노선 변경 필요가
없기를 희망한다”고 부언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시하는 정책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는 한 미국과 새로운 협상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