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전통 물축제 행사 도중 압사사고가 발생, 최소한 350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중경상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러나 부상자중에 중태에 빠진 사람도 적지 않아 사망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참사는 폴포트 정권의 ‘킬링필드’이후 최대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일어난 시각은 22일 밤 9시30분께. 물축제의 마지막 행사인 톤레삽 호수의 보트경주를 보고 돌아오던 시민들이 한꺼번에 다리에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캄보디아의 전통 물축제는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시작될 무렵 강(톤레삽호수, 메콩강에서 물이 흐름)의 물이 며칠간 멈추었을 때 하는 캄보디아 최고 행사이다.
매년 200만에서 300만명 정도가 모이는데 크고 작은 압사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인근의 한 공장 노동자는 “톤레삽에 있는 다이아몬드 섬에서 보트 경주를 보고 끝나자 다리(꺼뻿)를 건너 시내 방향으로 많은 인파가 몰려 들었을 때 누군가 ‘다리가 무너진다’는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놀란 사람들이 뛰면서 이렇게 엄청난 비극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일부 사람들이 밀려든 인파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자 그 위로 사람들이 걸려 넘어져 아래 있는 사람들이 숨이 막혀 사망했고 상당수가 다리에서 뛰어내려 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로 프놈펜 전체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시장은 문을 열지 못하고 공장은 많은 근로자들이 희생자 중 가족 친지를 확인하기 위해 또는 고향 지인의 부탁으로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는 등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현지 공장의 한인사업주는 “공장 직원들이 상당수 출근하지 않아 피해가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 국민들이 즐기는 민속명절에 이런 참사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23일 오전 TV를 통해 이번 참사가 “크메르루주 정권 이후 최악의 비극”이라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 1975~1979년 크메르루즈 정권이 170여 만 명을 학살한 ‘킬링필드’ 사건에 이은 참사라고 규정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24일과 25일을 국민 애도일로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프놈펜(캄보디아)=노철수특파원 charlesnoh@gmail.com
<꼬리뉴스>
‘킬링필드’이래 최악의 참사
프놈펜 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이번 참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참사 현장의 컬러사진들을 통해 사고 당시의 끔찍했던 순간들을 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23일 A섹션 1면톱으로 이번 참사를 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표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엉켜있는 1면 사진과 함께 6면엔 희생자의 시신들이 즐비한 사진과 기사로 참상을 전했다.
신문은 이번 참사가 ‘킬링필드’로 5년간 170만명이 희생된 악명높은 폴 포트 정권이후 31년만에 최악의 비극이라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키헤우 칸아리스 정보부장관은 “사람들이 좁은 다리위에서 무언가에 의해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경찰의 통제속에 통곡소리와 함께 희생자를 찾아 나선 수많은 가족과 친지들로 붐비고 있다.